클래식

Mozart - Requiem _ in D minor K.626 _ Sequentia Lacrimosa (눈물의 날)

black silk 2016. 12. 4. 23:00




마당엔 감나무와 목련 그리고 모과의 나뭇잎들이 어지럽게 널려 딩굴고 있다

날씨마저 을씨년스러워 어둡고 침울하기 그지 없는데

어디선가 낮서른 번호의 전화가 걸려와 받을까 말까 하던중 받아 보았다


다소 황급한 목소리로  박 사장님 되시는가요? 하고 들린다

평소처럼 예 그렇습니다만 어디이신가요?

아 저는 박사장님의 xx거래처 김xx 부장님의 동생 입니다

아 그래요?  어쩐일로 동생분께서?

오늘 새벽에 저의 형님께서 돌아 가셨습니다 !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평소에 건강하고 나하고는 술친구이기도 한데.

.....


아무튼 김부장은 돌아 갔다

어디로 간다는, 갔다는 말이냐?


아직은 나보다는 10여년 젊은 친구인데

평소에 거래와 관계없이 서글서글하고 편하기도한 그 친구는

박사장님이 아니라 형님이라는 호칭을 썼다


생각해 보면 남보다 내놀것 없는 출신에 남보다 뛰어난 능력도 가지지 못한 그는

오로지 성심과 진심으로 사람을 움직였고 대부분은 그것이 통해서 그의 위치와 생활을 가능하고 유지하게 했다

그의 삶은 되먹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수치스럽고 힘들었을까?


나는 혹시 그에게 상처는 주지 않았을까 하고 반추해 본다

그의 모친이 돌아 가셨을때에도 문상을 했으니 방명록에 남겨저 있어서일 수도 있으나

그의 삶의 흔적에서 내 이름이 있어서 그의 동생의 연락을 받은 것 같다


휴일이 우울한 시간으로 흘러 갔고 저녘엔 아내의 눈흘김을 모른체 하고 다소 많은 반주를 했다

당초에 오늘은 Edvard Grieg(에드바르 그리그) - Holberg Suite, Op.40 (홀베르그 모음곡(組曲)을 올리려 마음 먹었으나

그 친구의 영혼은 이 세상에 왔다가 가는 그때 그날이 「눈물의 날」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Mozart 의 Requiem 중 Sequentia Lacrimosa (눈물의 날)을 그의 영전에 바친다

그의 생전에 감내와 희생의 보상으로 그의 눈물은 승화되어 평화와 안식을 누리리라 믿는다





Mozart_ Requiem_ 08. in D minor, K.626 - compl.- 3. Sequentia_ Lacrimosa(눈물의 날)




위는 Herbert von Karajan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지휘로 연주 되었다